[동후감] 글쓰기는 부지런한 사랑이다 | @이슬아

2020. 8. 13. 08:09글쓰기_Writing/독후감_동후감_Book&Video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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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혜가 채우의 일기를 읽고 이래라 저래라 고쳐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채우가 쓴 일기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틀리긴 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아이들의 일기는 그 날의 기분이나 생각나는 것을 옮겨적는 일이다. 채우의 일기는 대부분 무엇을 먹었는지가 주제가 되긴 하지만 채우만의 느낌이 있다. 그런 채우의 일기를 고쳐주는 일은 채우의 글색을 엄마의 글로 바꿔주려는 시도이다. 예전에 '시'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가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일기도 마찬가지이다. 내 마음과 기분을 표현하는 글을 부모가 원하는 대로 쓰게 하는 꼴이다.

이슬아씨도 잘 쓰는 글의 예를 아이들의 글로부터 찾는다. 이슬아씨가 읽어주는 아이들의 글은 들어본 적이 없는 꾸며지지 않은 글이었다. 어른들의 글과는 은하수 하나를 넘을 만큼 떨어져 있는 글이다. 어른들은 그런 표현을 보면 과하다거나 오글거린다, 또는 유치하다고 할 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표현이야 말로 글을 풍부하고 읽고 싶게 만들어 주는 요소가 아닐까. 다음 달에는 이슬아씨의 책을 한 권 읽어 보야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