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0. 09:29ㆍ글쓰기_Writing/독후감_동후감_Book&Video Report
기욤 뮈소의 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중간 정도까지 읽었을 때만 해도 환타지소설로 착각했다. 시간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이나 책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는 설정이 너무 기발해서 그저 색다르고 재미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빌리가 진짜로 존재하는 사람이고 밀로의 계획에 의해 모든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반전이 드러났을 때 마음속으로의 탄성이 울려퍼졌다.
복대동에서 밤 12시 쯤, 혼자 책을 읽고 있었다. 별로 한 일은 없지만 나무에 바니쉬를 바르고 재채기를 너무 많이 한 탓에 몸이 피로했다. 그래도 자주 주어지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종이여자를 펼졌다. 몇자 읽지 않았는데고 졸음이 몰려왔지만 밀로의 결혼식 장면에서 밀로가 톰에게 진실을 말하는 장면에서 잠이 확 깨버렸다. 그리고 그 정신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설례임이었다. 일상에서는 요즘 채원이의 간드러지는 웃음 때문에 설례임을 느낄 때가 많지만 책이나 영화에서 느끼는 설례임은 흔치 않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영화를 자주 보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다.
기욤 뮈소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다가 기욤 뮈소의 고향이 Antibes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년 학회 때문에 방문했었던 아주 작은 프랑스의 항구마을이다. 그 당시에는 혼자 돌아다녀서 그런지 큰 감흥이 없었는데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왠지 모르게 기억에 남는다. 그 조용한 해변가와 정감있는 골목들. 아내와 함께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이다.
다음 소설도 집에 있는 기욤 뮈소의 소설을 조용히 읽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조용한 까페나 텐트에서 책을 읽고 싶다. 휴가를 하루 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