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일기_20231110] 한 달 같은 한 주

2023. 11. 10. 21:09일상_Life/난청일기

한 달 같은 한 주가 지났다.

난청으로 인한 3주의 병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3주는 3일 같았고 이번 주는 한 달 같았다. 다행인 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내 소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전만큼 일이 몰려들어오지는 않았다. 누구보다 양ㅇㅇ과 정ㅇㅇ형이 내가 빠진 구멍을 꾹꾹 눌러 채우고 있었다. 다시 출근을 하던 날 터졌던 현장 이슈를 굳이 나를 빼고 이메일을 돌리는 모습에서 찡한 뭔가를  느꼈다.

야심차게 Notion에 준비했던 Daily Review는 월요일 밖에 써보지 못했고, 내 업무 스타일을 바꿔보자며 작성했던 업무거절의 규칙은 그나마 열어보지도 못했다. 그저 밀려오는 일을 처리하느라 아둥바둥하다 한 주가 지나버렸다. 오늘이 쉬는 날이 아니었다면 오늘까지도 설계노트를 검토하고 발표자료를 작성하느라 5시가 넘어서야 허겁지겁 집으로 달리고 있었을 것이다.

동료가 나에게 일을 부탁했을 때 거절하지 못한 건 달라지지 않았다. 다음 주만 해도 수요일에 외부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목요일은 발표를 하러 간다. 거절하지 못한다면 남이 나에게 그렇게 많이 줄 수 없도록 미리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조금 더 강조해서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내가 너무 바빠서 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다. 과연 통할 지는 의심스럽지만 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내 특기니까.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 그중에서 내가 참고할만한 것들을 적어보자
그 중 가장 그럴듯한 것이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정기적인 Update와 공유'다. 예를 들어, 월간 업무회의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주요 일정이나 이슈, 성과를 공유한다. 동료들이 내 업무에 대한 진행상황을 알고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 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내가 바쁘다는 것을 보여준다. 힘든 문제가 있어서 고생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도움을 요청한다면 참여원이 아닌 사람들도 내 일에 대해 알게 된다. 메일로 일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고, 정기적으로 발표회를 개최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 방법을 쓰게 되면 공유하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 만큼 내 일이 늘어나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다른 일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도해 보자. 미쪄야 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