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일기_20231217] PM은 처음입니다만

2023. 12. 17. 21:27일상_Life/PM일기

 

처음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난 고등학교 1, 2학년 반장을 거쳐 대학교에서는 학회장이었다. 학창 시절에 반장 한 번 못해본 사람은 없다고들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 나는 자신감이 넘치고 누구보다 앞에 서는 것을 즐기는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연극부 회장이었고, 아무리 많은 사람들 앞에 서더라도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대부분 상황을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성격은 적어도 절반이상 남아있었다.

내가 숙기 없는 남자로 변한 것은 직장을 다니면서, 팀의 막내로써, 후배직원으로 생활하면서였던 것 같다. 어떤 일이건 이끌기보다는 팀장과 선배, 동료의 지시와 조언에 따라 행동했다. 이 분야는 배워도 배워도 끝없이 새로운 배움을 요구하는 곳이었기에 섣불리 내 주장을 펼치기 어려웠다. 10년이 흐른 후 나는 상당히 수동적이고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물론 시키는 일을 나름대로 깔끔하게 처리했기 때문에 나에게 뭐라고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나에게 PM 업무가 주어진 것이다. 그것도 무려 수십억의 예산과 수십명의 과제원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었다. 

PM이란 단어를 적는 일 조차 가슴이 울렁거리는 나이다. 이런 내가 회의를 이끌고 과제의 방향을 제시하고 크고 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한 선배는 이 자리를 맡게 된 것은 복이라고 말한다. 자신에게는 제안조차 없었던 역할이었기에 나는 거절하지 말고 해야 한다고 한다. 거절하지는 않았다. 거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거절하기 싫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매를 먼저 맞고 싶은 이유였다.'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깨닫게 된 사실 중의 하나가 '매는 맞을 때보다 맞기 전이 더 두렵다'는 것이고 '맞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덜 아프다'는 것이었다. 이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겁나지만 한 대씩 맞다 보면 끝이 보일 것이고 이 역할도 생각보다 아프진 않을 것이란 것을 느끼는 나로 변해있을 것이다. 마치 이빨을 치과를 가기 전과 후의 상황이라고 할까.

한 대씩 맞아보자. 맞기 전에 어떻게 맞아야 덜 아픈지는 선배들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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